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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동행


동행

오랫동안 혼자 걸어왔습니다.

항상 발밑을 바라보고 걸었습니다.

어느 날 그는 내 길 어느 모퉁이에서

나에게 나타났습니다.

그동안 어느 길이 바른 길인지

어느 길로 가야할지 모르고 있던 나에게

그 분은 내가 가야 할 길을 손으로

가리키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그 분은 나의 손을 잡고

그 길을 이끄셨습니다.

처음 동행 길은 너무나 기쁘고

발걸음은 가벼웠습니다.

길은 멀었습니다.

힘이 들고 발이 아팠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편히,

빨리 가는 것 같았습니다.

그를 올려다보았습니다.

힘이 드니 좀 안아주거나

업어달라고 이야기했지만

그는 아무 말 없이 그냥 내 손만 잡고

묵묵히 걷고만 계셨습니다.

내길 옆으로 아름답고 좋은 것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그는 고개를 저었지만 나의 손은

그의 손에서 빠져나왔습니다.

멀리 도망치고 있는 내 뒤로

그의 모습은 점점 멀어지고 있었습니다.

애써 뒤돌아보지 않았고

점점 기억에서 희미해졌습니다.

나를 업어주는 사람도 많았고

빠른 자동차도 탔습니다.

날은 점점 어두워져 갔습니다.

화려한 불빛들은 하나둘씩

꺼져갔습니다.

나를 편하게 해주던 많은 것도

점점 멈춰서고 말았습니다.

내 발은 너무 약해져 있었습니다.

혼자 걷기엔 너무나 힘이 들었습니다.

그는 내 뒤에서 묵묵히

손을 내밀고 계셨습니다.

처음 모습 그대로.....

다시 처음 그 길을 걸어갑니다.

저 길 앞에는 어떤 많은 비탈이 있고

나의 눈을 돌리게 할 많은 것들이

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더 이상 그 분의 손을

뿌리치는 일은 없습니다.

같이 걷고 있는 그 분과 나의 손은

이제 강하게 묶여진 것을

잘 알고 있으니까요.


- 동행넷에서 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