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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의 수요일

<재의 수요일>

 

부활대축일은 춘분(3월20일)이 지난 보름 후 맞이하는 첫 주일이 부활대축일이다.

따라서 부활대축일은 해마다 그 날짜가 변하는 것이다.

 

사순절이 시작되는 첫날인 재의 수요일은 

부활대축일을 기준으로 거꾸로 주일을 빼고 40일째 되는 날이 재의 수요일이 된다.

 

'재의 수요일'은 교회가 이날 참회의 상징으로 재를 축복하여 머리에 얹는 예식을 거행하는 데에서 비롯되었다.

 

재의 예식은 지난해 '주님 수난 성지 주일'에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을 환호하며 흔들던 그 빨마가지를

축복하며 십자고상 위에 걸어두었던 것을

한때 예수님을 환호했으나 누렇게 퇴색된 나뭇가지를 통하여 퇴색된 나의 신앙을 돌아보며

다시 가져와 태워 만든 재를 신자들의 머리에 얹는 예식이다.

머리에 재를 얹으며 사제께서 '사람은 흙에서 왔으니 다시 흙으로 돌아갈 것을 생각하라.'는 말로써

그 사실을 일깨워준다.

재의 수요일은 단식과 금육을 지킨다.


 

"네가 자선을 베풀 때에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라.

그렇게 하여 네 자선을 숨겨 두어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

 

너는 기도할 때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은 다음,

숨어 계신 네 아버지께 기도하여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

 

너는 단식할 때 머리에 기름을 바르고 얼굴을 씻어라.

그리하여 네가 단식한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드러내 보이지 말고,

숨어 계신 네 아버지께 보여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

- 마태 6,3-4. 6. 17-18

 

사순 시기는 ‘본디의 자리로 돌아가는 시기’입니다. 살다 보면 인간이 하느님의 자리에 앉게 되고, 하느님을 피조물처럼 여길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 사순 시기를 통해 하느님을 본디 하느님의 자리에 모시고, 인간은 한 줌 재로 돌아갈 연약한 존재임을 고백하게 됩니다.
교회는 모든 그리스도인이 본디의 자리로 돌아가도록 사순 시기를 시작하는 재의 수요일을 맞이할 때마다 기도, 자선, 단식과 관련된 오늘의 복음 말씀을 묵상하게 합니다. 그럼 어떤 면에서 기도, 자선, 단식이 본디의 자리로 돌아가게 하는 수단이 되는 것일까요?


기도는 하느님과 나의 관계를 재조정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을 하느님의 자리로, 나를 나의 자리로 돌아가게 만드는 것입니다.

 

자선은 무엇입니까? 나와 이웃의 관계를 재조정하는 것입니다. 욕심과 이기심, 시기와 질투로 소유하고 있는 모든 것이 사실은 나만의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본디의 주인에게 돌려주는 것이 바로 자선입니다.

 

단식이란 무엇입니까? 나와 내 자신의 관계를 재조정하는 것입니다. 이상적인 나와 현실적인 나의 괴리, 그리고 하느님을 따르는 나와 그렇지 않은 나의 분열을 막고자 그동안 좋지 않은 습관들을 고치고 헛된 욕망을 버리는 것, 그리하여 본디의 자신의 위치에 돌아오게 하는 것이 단식입니다.


기도를 통해 하느님과 나, 자선을 통해 나와 이웃, 단식을 통해 나와 나 자신의 관계를 재조정함으로써 본디의 자리로 돌아가게 됩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오늘 복음 말씀처럼 기도와 자선과 단식을 얼마나 많이 하는지가 아니라 진정한 마음가짐으로 실천하고자 하는 태도입니다.

- 오늘의 묵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