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일. 6/8(금)
오늘은 기원전 1300년경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고 약 400년을 살았던 이집트를
탈출해, 홍해를 건너 시나이산을 향해 40년을 걸었던 장엄한 광야의 역사를
버스를 타고 바다밑(수에즈 운하) '함미'터널을 통해 홍해를 건너 475km의 사막을 지나
시나이산(해발 2,285m)중턱 해발1500m의 '모르간' 산장까지 가는 여정이다.
수에즈 운하 함미터널입구 휴게실.
'파라오 시대가 끝나고 그리스도교문화 이슬람문화, 유럽문화가 유입된
복잡한 이집트 역사를 머리, 가슴, 허리, 다리의 총체적인 신체구조로 이해해야한다.
전날 정인 가브리엘 신부님의 미사강론 중 '산다는 것은 되어간다는 것'이라는 말씀의 맥락과 같이 신앙의 여정은 무엇을 채워가는 것이 아니라 비우는 것. 신앙인은 신앙의 완성자가 아니라 완성되어가는 과정에 있는 것. 이집트 탈출은 과거형이 아니라 현재도 계속되고 있고 그 이집트 탈출의 이스라엘인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바로 '나'인 것. 이집트 탈출은 과거이기도 하지만 현재도 진행 중이며, 미래형이기도 한것. 그래서 이집트로부터 이스라엘로 들어가는 여정은 영적인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고 이종희 바오로 가이드의 박식한 역사적인 해석과 신앙적인 해석으로 함께한 모든 순례자의 존경과 감탄을 받았다.
그리고 그날의 광야 여정을 지도를 보며 설명.
그리고 모세가 기적을 일으켜 홍해를 가르며 장엄하게 걸어서 건넜던 그곳을
우리는 너무 그럴듯하지 않게 버스를 타고 바다밑 터널로 건넜다.
그리고 도착한 마라의 샘(탈출 15,22-27)
모세가 주님께서 보여 주신 나무 하나를 던져 쓴물이 단물로 되었다고 하여
'모세의 샘'(Ayun Musa아윤무사)이라고도 한다.
저 너머로 시나이 반도 오른쪽 홍해 아카바만이 보인다.
긴 광야를 지나고
시나이 반도 어디쯤, 매우 허름한 휴게소에서 조악한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고
또 광야를 지나자
아름다운 홍해의 전경이 눈에 들어온다
금방이라도 손이 닿을 듯한 저 아름다운 바다를 그냥 지나치자니
아쉬움이 몰려왔지만
시나이 반도는 폭력적인 일부 베두인족으로 인해 문제가 되어왔던 터라
어쩔 수 없이 지나쳐야했다.
외교부에서 '귀하는 여행제한지역을 여행중'이라는 문자가 계속 왔다.
눈이 시리게 아름다운 푸른 아카바만
그리고 도착한 실로암 휴게소.
온가족 어린 아이들이 1달러짜리 팔찌등을 팔고 있다.
하나샀는데 지금도 가끔씩 하고 다닌다.
성 카타리나 수도원에 오신 걸 환영한다는 문구가 보인다.
성 카타리나 수도원은 시나이산 입구에 있으므로 거의 다 온 것이다.
가이드가 열악한 환경임을 강조했던 Morgan산장은 수영장도 넓게 있고,
생각보다 나쁘지 않은 산 속 별장같았다.
그곳에서의 미사 강론 말씀:
출애굽, 파스카는 하느님의 부르심으로 건너온 것.
이 세상의 모든 변하는 것에 의지하는 것으로부터
변하지 않는 진리를 받아들이는 것.
그것을 받아들이기까지 광야에서 40년이 필요했던 것이 아닐까.
그곳에서의 식사는 정말 별로여서 가져간 참치캔과 소주로 스테파노는
신부님과 맛있게 먹었다.
다음날 새벽1시 출발이므로 일찍 잠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