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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순례

십자가의 길

제9일. 6/13(수)

 

* 십자가의 길 The Via Dolorosa

 

이스라엘 성지순례의 마지막 일정이며, 하이라이트인 십자가의 길을 걷는다.

예수님께서 수난하신 그 길을 함께 걷는다고 생각하니 기대가 되면서도

마음이 무겁고 경건해진다.

 

십자가의 길은 예수님께서 본시오 빌라도 총독 관저에서 사형선고를 받으시고

십자가를 지고 골고타 언덕에 이르기까지의 14가지 중요한 사건을 통해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며 바치는 기도다.

 

십자가의 길을 걷기 위해 스테파노 성문(사자 성문)으로 들어가고 있다.

 

성 안. 아직 상점의 문들이 열리기 전.

 

성금요일 이른 아침, 예수님께서는 가야파의 집에서 본시오 빌라도 관저가 있는 안토니오 성으로

끌려와 수난받기 시작하셨다.

지금은 그 자리에 회교 학교와 프란치스코 수도원, 시온 수녀원이 자리하고 있다.

 

본시오 빌라도 관저가 있던 곳.

프란치스코회(작은 형제회) 수도원 회랑.

프란치스코 수도원 내 채찍질 성당.

 

요한 19,1-3 빌라도는 예수님을 데려다가 군사들에게 채찍질을 하게 하였다.

 

돌기둥에 묶여 채찍질당하시는 예수님.

그 돌기둥 일부가 예수님 무덤 성당안에 있다.

돔은 가시관의 형상.

 

프란치스코 수도원 내 사형선고 성당.

요한 19,16 빌라도는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그들에게 넘겨주었다.

 

'리토스트로토스'라고 하는 돌바닥에

로마 병사들의 주사위 게임 놀이판이 그려져 있다.

 

실질적으로 십자가의 길이 시작되는 곳이다.

 

십자가의 길.

마태 16,24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하여 처절하게 걸으셨던 그 길을

우리는 십자가도 없이 카메라만을 메고 걷는다.

 

제1처 예수님께서 사형 선고 받으심을 묵상합시다.

 

요한 19,13-16 "그를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

그리하여 빌라도는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그들에게 넘겨주었다.

 

나도 그들 속에서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라고 소리지르며

다른 사람들을 단죄하고 있지는 않는지...

 

그곳에 상점들이 들어서고 문이 열리는 시간이 되었다.

 

제2처 예수님께서 십자가 지심을 묵상합시다.

 

요한 19,17 예수님께서는 몸소 십자가를 지시고..

 

시온 수녀원 내 엑체 호모 대성당

 

요한 19,4 예수님께서 가시나무 관을 쓰시고 자주색 옷을 입으신 채 밖으로 나오셨다.

"자, 이 사람이오."(엑체 호모Ecce Homo)

 

예수님께서 죄인으로 사람들 앞에 서심을 기억하는 성당이다.

그 자리에 아치가 있는데, 엑체 호모 아치이다. (135년 하드리아누스 황제의 개선문 일부)

제대 뒤쪽 감실의 아치도 엑체 호모 아치의 일부이다.

그리고 이 성당 시온 수녀원 지하에는 당시의 리토스트로토스가 보존되어 있다.

 

엑체 호모 아치가 있는 곳에

예수님께서 죄인으로 서 계셨던 곳이다.

 

제3처 예수님께서 기력이 떨어져 넘어지심을 묵상합시다.

 

제4처 예수님께서 성모님을 만나심을 묵상합시다.

 

제5처 시몬이 예수님을 도와 십자가 짐을 묵상합시다.

 

마태 27,32 시몬이라는 키레네 사람을 보고 강제로 예수님의 십자가를 지게 하였다.

 

"키레네 사람 시몬이 십자가를 대신 짊어지다."

프란치스코회 소속.

 

나는 누구에게 시몬이 되어 주었는가.

 

 

제6처 베로니카, 수건으로 예수님의 얼굴을 닦아드림을 묵상합시다.

 

경당.

성녀 베로니카의 시신이 모셔져 있다.

예수님의 얼굴이 새겨진 베로니카의 수건은 성 베드로 대성당에 보관되어 있다.

 

베로니카는 그 수건이  '베론(참) 이콘' 이라는 말에서 나왔다고 한다.

 

제7처 기력이 다하신 예수님께서 두 번째 넘어지심을 묵상합시다.

 

프란치스코 수도회 관리.

 

제8처 예수님께서 예루살렘 부인들을 위로하심을 묵상합시다.

 

루카 23,28-31 "딸들아, 나 때문에 울지 말고 너희와 너희 자녀들 때문에 울어라."

 

 

ICXC NIKA 예수 그리스도 승리자

 

제9처 예수님께서 세 번째 넘어지심을 묵상합시다.

 

 

주님 무덤 성당 돔이 보인다.

 

주님 무덤 성당 입구.

135년 예루살렘을 정복한 하드리아누스 황제에 의해

골고타 언덕과 예수님의 무덤은 깎여지고 메워져 그 위에 로마 신전과 상들을 세웠다.

324년 예루살렘으로 성지순례를 온 헬레나 성녀가

신전과 상들을 철거하고, 예수님의 무덤을 발굴,

그곳에 기념성전을 세운 것이다.

 

천정 돔

12개의 별빛은 열두 제자를 의미한다.

 

제10처 예수님께서 옷 벗김 당하심을 묵상합시다.

 

요한 19,23 군사들은 그분의 옷을 가져다가 네 몫으로 나누어 저마다 한몫씩 차지하였다.

 

 

제11처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박히심을 묵상합시다.

 

요한 19,18 그들은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았다.

그리고 다른 두 사람도 예수님을 가운데로 하여 이쪽 저쪽에 하나씩 못 박았다.

 

제12처 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심을 묵상합시다.

 

요한 19,30 "다 이루어졌다."

 

마태 27,54 "참으로 이분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셨다."

 

나는 지금 무엇을 보고 무엇을 듣고 무엇을 말하는가?

 

제대 안. 십자가가 세워졌던 골고타의 바위를 만지며 기도하고 있다.

 

왼쪽은 성모님, 오른쪽은 세례자 요한

 

 

제13처 제자들이 예수님 시신을 십자가에서 내림을 묵상합시다.

 

요한 19,38-40 아리마태아 출신 요셉과 니코데모는 예수님의 시신을 모셔다가

유다인들의 장례 관습에 따라, 향료와 함께 아마포로 감쌌다.

 

제14처 예수님께서 무덤에 묻히심을 묵상합시다.

 

요한 19,41-42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신 곳에 정원이 있었는데,

그 정원에 있는 새 무덤에

그들은 예수님을 그곳에 모셨다.

 

통고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제대

 

무덤 안.

제15처 예수님께서 부활하심을 묵상합시다.

 

마태 28,7 "그분께서는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나셨습니다."

 

미사를 준비하며

 

프란치스코 소속 가톨릭 성당(발현 성당)에서.

 

예수 부활 대축일 미사를 끝으로 이스라엘 성지순례의 마지막 미사 봉헌.

'하느님을 선택한다는 것이 이 세상에서는 죽음과도 같은 것.

하느님을 따르는데 수반되는 장애와 고통, 그것이 곧 십자가.

그리스도인의 삶은 부활을 사는 것.

우리의 미래는 구원'이라는 정일 가브리엘 신부님의

강론 말씀.

 

제대 오른쪽.

예수님을 묶고 채찍질하던  돌 기둥 일부.

 

제대 왼쪽.

부활하신 예수님과 성모님과의 만남.

 

마리아 막달레나의 제대.

마리아 막달레나에게 나타나신 부활하신 예수님.

 

요한 19,18 " 제가 주님을 뵈었습니다."

 

내가 늘 하고싶은 고백...

 

 

 

이스라엘 성지를 순례하면서

교회 전례력으로 대림과 성탄, 연중,그리고 사순과 부활시기를

4박5일 동안 예수님, 그리고 성모님과 함께

숨가쁘게 보냈다.

 

우리는 어쩌면

 예정된 죽음(사형선고)를 향하여

삶이라는 십자가를 지고

넘어지고 또 넘어지면서

성모님께 의지하여 살다가

시몬을 만나고,

베로니카를 만나고,

 때로는 누군가를 위로하면서

더러는 수치와 모욕을 당하기도 하면서

또 넘어지고

그렇게

십자가를 지고 살아가다 보면

그 끝에서

구원과 마주하기를 희망하며 살아간다.

십자가의 길은 예수님이 걸어가신 길이 아니라,

오늘

내가 걸어가야 하는 길인 것이다.

 

주님 무덤 성당을 나와서

점심식사를 하고, 텔아비브로.

비행기를 타고 이탈리아로 가야 한다. 10일간의 긴 여정으로,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스테파노는 뒤늦은 적응으로 설레는 맘으로 이탈리아를 기다린다.

입국보다 더 까다롭다는 이스라엘 출국 수속.

 

여전히 4박5일의 짧은 일정이었지만, 성경 말씀과 성가로,

그리고 역사적인 해설로 성지순례를 이끌어주었던 엘리사벳 가이드와도

눈물의 이별이 되고 말았다.

다음 여행에서는 가이드를 위한 선물을 꼭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빈 손으로 감사한 마음을 전하기엔 너무나 공허했다.

 

생소한 메이커의 물병, 한국에서 가져온 술 등

사소한 짐들이 통과되지 않아 다소 시간이 걸렸지만 오후 5시 50분 텔아비브 출발.

약 4시간후 로마 도착.

 

이탈리아 가이드 이관술 요한 비안네를 만나서

로마 외곽의 Sheraton Hot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