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황새 바위
- 순교의 넋은 새가 되어
의로운 피를 수없이 흘린 공주는 한국천주교회사 안에서도 그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많은 순교자들의 피가 뿌려진 거룩한 땅이요 충남 지역 신앙의 요람으로 전해진다.
공주에는 일찍부터 충청도를 관할하는 관찰사와 공주 감영이 있었다. 충청도 각 지역에서 잡혀 온 천주교인들은 공주 감영으로 이송돼 배교를 강요당하고 이를 거부할 때에는 여지없이 사형에 처해졌다.
공주에서 처형된 순교자들의 출신지를 보면 홍주, 예산, 해미, 덕산, 신창, 홍산, 연산, 청양, 보령, 진잠, 유구, 직산, 천안, 공주, 비인, 면천 등 충남 지역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충북의 청주, 진천, 연풍, 옥천, 전라도의 전주, 광주, 경기도의 죽산, 포천 그리고 한양 출신의 유배 신자들 등 매우 다양하다.
공주 들머리 언덕에 위치한 이곳은 바위 위에 소나무가 밑으로 늘어져 있고 황새가 서식했다 해서 ‘황새 바위’로 불린다. 달리‘항쇄 바위’또는‘황쇄 바위’라고도 한다. 이곳의 바위가 마치 죄수들의 목에 씌우는 칼인 ‘항쇄’의 모양과 흡사하게 생겼을 뿐만 아니라 칼을 쓴 죄인들이 이 언덕 바위 앞으로 끌려 나와 처형당했기에 ‘항쇄 바위’라 했다는 설이 있다. 또 ‘황쇄’에서 ’쇄‘가 옛말로써 ’새‘와 같다고 풀이해 ’황쇄 바위‘라 부르는 이들도 있었다고 한다.
공주 황새 바위에서 순교한 교우들 중 이름이 밝혀진 순교자들만 해도 무려 248명에 이른다. 이중 가장 널리 알려진 순교자로는 병인박해 때 공주 감영에서 문초를 받으면서 관장이 살을 물어뜯어 신앙을 증거하라고 명하자 주저 없이 제 살을 물어 뜯음으로써 배교하지 않고 신앙을 증거한 손자선 토마스 성인과 1801년 신유박해 때 순교한 ‘내포 지방의 사도’이존창이 있다.
순교자들이 목에 씌워졌던 칼모양으로 만든 순교탑